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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녹에게

옅은 갈색의 낯선 부엉이가 편지를 매단 채 날아왔다. 부엉이는 너무 작아 성체가 되기 전은 아닌가 의심스러울 수 있으나 깃털을 보면 분명히 성장이 끝난 동물이었다. 편지지는 이전까지와는 판이하게 말끔했으며 글씨체 또한 정갈했고ㅡ글씨 연습을 많이 했구나! 라는 것을 대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ㅡ편지봉투에 붙어 있는 작은 황색 스티커 또한 이전의 편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에녹 Z. 윈터우드에게. 편지를 주고받는 행위를, 한쪽이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점은 언제나 망설임을 불러일으키죠. 물론 그건 평범하게 보내지는 부엉이들이 찾지 못할 곳에 둥지를 틀어 버린 제 탓이지만, 역시 당신이라면 편지를 기다릴 것 같으니 펜을 드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어요. 보내지 않더라도, 워낙 방학 동안 정신 없을 이..

letter 2018. 8. 27. 16:58
로완에게

옅은 갈색의 낯선 부엉이가 편지를 매단 채 날아왔다. 부엉이는 너무 작아 성체가 되기 전은 아닌가 의심스러울 수 있으나 깃털을 보면 분명히 성장이 끝난 동물이었다. 편지지는 이전까지와는 판이하게 말끔했으며 글씨체 또한 정갈했고ㅡ글씨 연습을 많이 했구나! 라는 것을 대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ㅡ편지봉투에 붙어 있는 작은 녹색 스티커 또한 이전의 편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로완 B. 달링에게. 편지가 조금 늦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해요. 분명 로완 또한 집 밖으로 잘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닐 테고, 편지를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했던 약속이 불투명해졌다는 것에 대해 별다른 이유를 묻지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말하는 것과 아닌 것은 명백히 다르니 귀찮음을 부러 이겨내고 펜을 들었어요..

letter 2018. 8. 27. 16:46
피비에게

지난 편지에 비해 눈에 띄게 안정된 글씨로 적어내린 편지. 엽서 몇 장에 걸쳐 쓰여 있어 양이 많아 보이나, 내용이 방대해서라기보단 편지지가 부족해 부득이하게 내린 조치로 보인다. 피비 제더카이어에게. 방학은 잘 보내고 있나요? ... 라고, 오갈 모든 편지의 도입부를 똑같이 답습할 필요는 없겠지요. 일단은, 피비가 궁금해할 건 아마도 피비(당신 말고, 제 퍼프스캔이요)의 안부일 테니까요. 피비는 덩치가 조금 더 컸어요. 그래 봐야 솜 밭에서 굴러다녀 솜뭉치가 조금 더 크게 뭉쳐진 모양새로 보이지만, 만져 보면 온기가 느껴지는 몸이 조금 성장했다는 걸 느낄 수 있답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무언가를 키워 보는 건 처음이라 그런지 큰 걸 실감하는 게 굉장히 신기하네요. 더 솔직하게 말해 보면, 고작 일 년..

letter 2018. 8. 7. 07:09
록사나에게

친애하는 록사나 N. 프레데리크에게 안녕하세요, 록사나 양. 어느덧 여름의 중순입니다. 더위에 늘어져 있는 건 어찌 알고 귀신같이 물어보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모리아티 본인입니다. 록사나 양의 편지를 받고 상당히 놀라기는 했지만 기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건 입에 발린 소리를 하지 않기 위해 쥐어짠 솔직함입니다. 왜냐하면 록사나가 이렇게 정상적인 시간에 제게 편지를 보낸 것은 처음인 것 같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역으로 출발하기까진 한참 남았고 답장을 쓸 시간도 충분하네요. 편지지는 전처럼 정성들여 만들 시간이 없었던 것인지, 더위가 기승을 부려 그럴 사정이 되지 않았던 것인지, 혹은 단지 귀찮았던 일인지 궁금합니다. ... 따라하는 건 이쯤 하고, 오죽 지루해서 엽서를 집어든 건 맞아요. 헬렌이 어디서..

letter 2018. 7. 30. 14:27
앨리스에게

답장 보내지 말라고 했는데, 왜들 보내는 거지요? 라고 중얼거리긴 했지만, 아마도 기꺼이 부엉이의 등을 한 번 쓸어주고 돌려보냈을 것이다. 앨리스 S. 윌리엄스에게 답장이 올 줄은 몰라서 조금 당황했어요. 집에 돌아가지 않고 여행 중이라니, 집을 나와 떠돌아다닌다는 아이들 중 하나가 앨리스였나 보죠? 물론 앨리스가 굶으면서 여행하고 있을 거 같지는 않으니 크게 걱정되지는 않지만요. 이 편지를 받을 때쯤이면 여행이 끝났을 수도 있겠네요. 잠시 집을 비웠어서 답이 늦었거든요. 방학은 호그와트에 있을 때보다 많이 조용하고 지루해요. 별 신경 쓸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죠. 퀴디치 연습을 못 해서 몸이 조금 쑤시긴 하지만 가만히 누워서 천장 무늬나 뇌에 박아넣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요. 나가서 학기 중에 ..

letter 2018. 7. 30. 14:14
로완에게

모리아티는 슬리데린 모두에게 짧은 엽서를 발송한 직후 로완의 편지를 받았다. 즉, '답장할 필요 없댔는데, 굳이...' 정도의 생각을 하고 편지를 펼쳤다가, 로완이 엽서를 받기 전 이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다시 답장할 필요가 있을까 꽤 긴 시간 고민했겠지만, 다시 펜을 든 이유는 로완의 편지에 모리아티를 생각에 잠기게 한 문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로완 B. 달링에게 이번 편지지에서는 바다 냄새가 나네요. 물론 전에 온 편지도 비슷했지만, 그건 아마 같이 왔던 조개껍질 때문이었을 거예요. 편지지는 매번 새로 사는 건가요? 로완네는 거의 해변가 민박집 느낌이네요. 방학마다 아이들이 굉장히 많이 놀러가는 것 같아서요. 물론 눈앞엔 바다가 있고 집은 포근하니 휴양지로 딱이긴 하죠...... 라..

letter 2018. 7. 30. 02:56
피비에게

피비 제더카이어에게. 안녕하세요, 피비. 갑작스러운 편지에 놀라지는 않았을까 싶지만, 딱히 편지라기보단 계약 이행을 위한 보고서에 가까우니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피비는 워낙 정이 많으니 남한테 분양한 퍼프스캔의 안부도 걱정할 것 같아서 말이죠. 일단 피비는 잘 지내고 있어요. 집에 돌아오면 동생들이 있어서, 혹여나 눈에 띄어 이건 무슨 동물이냐고 물어보지는 않을까 생각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어요. 방에서 나갈 수는 없어도, 침대 머리맡이나 창틀―물론 만일을 대비해 피비가 자유롭게 방 안을 돌아다니고 있을 때는 창문을 항상 닫고 있답니다―을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면서 운동도 하고 있는 것 같고요. 먹이는 곡물 위주로 주고 있는데 자는 사이에 제 코를 파가는 게 틀림없어요, 요즘은 코가 영 안 막히거든..

letter 2018. 7. 30. 02:01
에녹에게

에녹 Z. 윈터우드에게 그렇지 않아도 편지를 해야 하나 아주 잠시 고민했는데, 런던에 없을 거 같아서 잠시 미뤄두고 있었어요. 편지 내용을 보아하니 런던에 다시 온 모양인데,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에녹은 본가보다 런던에 있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았으니까. 혼자 지내고 있다는 건, 집에 정말로 혼자라는 건가요? 당신은 시끄러운 걸 좋아하니까 혼자라면 꽤나 외롭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고 싶다고 해도, 굳이 외롭고 심심한 에녹을 위해 시끄럽게 떠들거나 요란하게 놀거나 할 수는 없겠지만...... 하루종일 늘어져 잘지도 모르고요. 물론 그보다 근본적으로, 잠은 잘 자고 있는지, 청소는 잘 하고 있는지, 밥은 잘 해먹고 있는지, 옷은 제대로 빨아 입고 있는지 몰골이 참 기대되네요. 물론 혼자서도 잘...

letter 2018. 7. 30. 01:37
록사나에게

급하게 쓴 흔적이 보이는 듯한 글씨. 다시 말하면, 알아먹기 힘들게 쓰여 있다는 뜻이다. 내용은 결코 길지 않았으나 장수가 세 장이나 되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왠지 모르게 모리아티가 지금까지 어떻게 과제 분량을 채워 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 록사나 N. 프레데리크에게 곧 기차역으로 갈 시간이에요. 물론 록사나는 나보다 기차역에서 멀리 사는 것 같으니, 감안해서 제가 출발하는 것보다는 조금 일찍 보냈어요. 왜 편지를 보냈는지 대충 짐작하겠죠? 록사나의 편지가 도착하면 이 편지는 바로 태워 버리고 정성스레 답장을 쓸 준비를 무려 지금까지! 하고 있었답니다. 이렇게 된 거, 지난 방학의 내 기분을 록사나가 한 번 체험할 기회가 왔네요. 방학은 잘 보냈나요? 오, 내 방학이 어땠는지를 묻고 싶을 테지만 답..

letter 2018. 7. 23. 19:33
아시어스에게

아시어스가 거리를 방문한 지 며칠 후, 그의 집으로 부엉이가 날아왔다. 부엉이는 잠시 아시어스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응시하다가 다시 날아갔는데, 부엉이를 보낸 이가 편지를 쓰는 내내 짜증 아닌 짜증―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올 생각을 하죠? 왔는데 편지만 두고 갈 거면 대체 왜 온 거죠?―을 냈기 때문이었으나 아시어스가 알아챌 수 있는 이유는 아니었을 것이다. 일반적인 무지에 최대한 단정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이는 글씨체. 아시어스 무어에게. 편지는 잘 받았어요. 물론, 그걸 '잘 받았다' 고 말해도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아시어스가 귀한 몸 이끌고 직접 이 누추한 거리까지 와 줬다는 것에 대해 아주 감사하고 있으니까 그 점을 걱정하지는 말아요. 지난 해에 편지가 끝없이 반송된 건 아시어스의 잘못이라기보단 ..

letter 2018. 7. 23.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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