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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꺼져야 비로소 새벽이 온다.
" 이런 꼬맹이들은 딱 질색인데. "
[두상]
[외형]
@commission_Jinu 님의 커미션 그림입니다.
긴 은발을 풀어내린 것은 간만의 일이다. 항상 이리저리 엉켜 있던 머리카락도 한나절을 빗으니 봐줄 만했다. 본인 기준, 왼쪽으로 치우친 가르마. 동그란 이마. 눈꼬리가 날카로워 눈을 치뜨면 조금 험악해 보이나, 젖살이 올라 동글동글한 얼굴 덕에 그렇게 사나운 인상은 아니다. 높지는 않은 콧대에 작달막한 입술을 꾹 다물고 있어 고집스러워 보인다.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이 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키가 작은 편은 아닌데도 놀랍도록 말랐다. 관절마다 툭툭 튀어나와 끌어안으면 아프다. 맨바닥에 앉아도 뼈가 부대껴 아프다고 한다. 어깨는 맞는데 와이셔츠 품은 크고 허리는 맞는데 둔부에 살이 없어 일직선으로 뚝 떨어진다. 덥다는 이유로 조끼와 넥타이를 어딘가에 갖다 버렸다. (아마도 가방 안에 있을 것이다.) 망토를 벗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휘날리는 모양새가 마음에 들어서일 것이다. 손발이 키에 비해 작은 편으로, 손을 얼굴에 갖다 대는 것을 싫어한다. 얼굴이 커 보인다고.
특이할 사항이라면 오른쪽 볼 아래에 커다랗게 붙어 있는 밴드와 몸 이곳저곳에 자잘하게 자리한 흉터들. 그다지 신경 쓰는 것 같지는 않다.
귀찮음이 묻어나는 표정이 디폴트로, 온 얼굴로 나는 관심 없다는 의사를 피력하는 것이 장기. 짝다리를 짚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하여 어떤 자세로 있든 삐딱함 내지는 불량함이 조금씩은 묻어 있다. 가볍고 빠른 발걸음은 발음이 정확하고 카랑한 목소리와 잘 어울린다.
[이름]
모리아티 론 / Moriarty Rhone
모리아티, 혹은 론. 후자로 불리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단순히 발음상의 편리함 때문이다. 모리, 모모, 혹은 모리아티 본인의 상상을 가볍게 능가하는 다른 애칭으로 불리는 경우가 있으나 선호하지는 않는 듯. 론Rhone과 론Loan의 유사한 발음 덕에 시시껄렁한 농담의 표적이 되곤 한다.
[나이]
11세
[생일]
1979년 10월 30일
전갈자리Scorpius
탄생화: 로벨리아악의
탄생석: 핀파이어 오팔올바른 방향성
[성별]
여성
[신장 및 체중]
155cm / 41kg (마름)
[국적]
영국
[기숙사]
슬리데린
[혈통]
혼혈
[지팡이]
12인치 / 느릅나무Elm / 용의 심금
적당한 길이의 단단한 지팡이. 손잡이 부분이 유난히 얇은 데다 반대쪽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모양새 탓에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처럼 보이는 것을 제하면, 특징 없는 평범하디 평범한 지팡이다. 보이는 모습보다 훨씬 곧고 단단하기에 쉽게 부러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름 긴장한 상태로 걸어들어간 올리밴더의 지팡이 가게에서 약 10분 동안 세 개의 지팡이를 거친 후 손에 쥔 것으로, 모리아티는 지팡이를 처음 만난 순간을 '마치 5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쥐고 비질한 빗자루 손잡이마냥 손에 딱 들어왔다' 고 회상한다. 지팡이 끝에 제 눈색과 꼭 닮은 자색 빛이 맺혔고, 올리밴더는 그것이 지팡이가 그를 선택했음을 알려주는 증거라고 속삭였다.
"오직 순수 혈통만이 느릅나무 지팡이를 가진다는 근거 없는 믿음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자기 혈통의 자격을 증명하고자 한 어떤 느릅나무 지팡이 주인에 의해 시작된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느릅나무 지팡이의 완벽한 짝인 머글 태생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실은 느릅나무 지팡이가 마법의 재능과 어떤 타고난 품위를 지닌 사람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런던 밑바닥에서 품위라, 거지들의 왕?) 나의 경험에 의하면 모든 지팡이 목재들 가운데 느릅나무는 멍청한 사고를 가장 덜 치고, 바보 같은 실수를 가장 적게 범한다. 또한 가장 우아한 마법과 주문을 많이 외우는 지팡이기도 하다. 느릅나무 지팡이는 정교한 지팡이로, 옳은 손에서 가장 뛰어난 마법을 부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용의 심금은 가장 화려한 주문을 외우는 강력한 힘을 지닌 지팡이를 만든다. 용의 심금이 들어간 지팡이는 다른 심을 가진 지팡이들보다 습득력이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원래 주인이 패배하여 소유권이 넘어가면 충성을 버리기도 하지만, 현재의 주인과는 가장 강력한 유대감을 자랑한다. 소유자에 따라 다른 이야기지만, 용의 심금이 들어간 지팡이는 어둠의 마법으로 돌아서기 가장 쉽다. 또한 다소 괴팍하여 사고를 잘 치는 경향이 있다." ―게릭 올리밴더Garrick Ollivander의 기록 (포터모어 발췌) |
[성격]
무딘 잔혹성 | 정적인 비관 | 본능적 기회주의 | 회피
짙은 안개가 내려앉은 런던 이스트엔드의 슬럼가. 낡은 경첩이 끼익대는 소리가 울리고, 문 위에 자리한 시계가 갓 새벽 다섯 시를 넘겼음을 알렸다. 밤새 동사한 취객의 주머니에 혹시나 있을지 모를 빵 조각, 혹은 동전 한 닢 따위를 가장 먼저 차지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내딛어진 발이 걸음을 잇지 못하고 뚝 멈췄다. 여관―말이 여관이지 실상 빅토리아 시대에 공동하숙소로 쓰던 건물으로, 낡고 음습하고 불결하기 짝이 없다―문 앞에 떡하니 자리한 낯선 물체의 움직임은 열한 살 먹은 아이의 눈이 멀지 않았다면 분명 살아 있는 생명의 그것이었다. 더하여 볼품없는 거적에 붙은 세탁 전표에 시선이 향했다. '신을 믿는다면 자비를 베풀어 불쌍한 아이가 굶지 않도록.......' 뒤는 더 볼 것도 없다. 아이는 마치 없는 이 들으란 듯 아주 커다랗게 한숨을 내쉬었다. 귀찮은 일이다. 신이라는 황당한 소설을 지어낸 무능한 자들이 모든 책임을 그 투명한 마법에 떠넘기곤 하지. 어딘가에서 주워 들은 말을 냉소적으로 주워섬기며 가볍게 부정했다. 하지만 그런 건 세상에 없어. 사람이 얼어죽든 말든 당장 동전 한 닢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다. 이 거리의 새벽에서 목숨은 그 어느 곳보다 가치가 없다. 짧은 판단 끝에 소녀는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망설임 없는 빠른 걸음으로 골목 끝을 향해 사라졌다.
아니에요, 레이디 헬렌. 제가 아침에 이걸 봤다면 적어도 데리고 들어오기라도 하지 않았겠어요. 하필이면 그 물체를 발견한 것이 여관의 안주인이었던 모양이다. 더 귀찮게 됐다. 두 시간 후 돌아온 여관 1층의 검댕 투성이 벽난로 앞에는 많아 봐야 여섯 살 아래로 보이는 아이가 팔다리를 힘없이 늘어뜨린 채 누워 있었다. 새벽에 가장 먼저 여관을 나섰던 자신에게 아이를 보지 못했냐고 추궁하는 헬렌 앞에서 모리아티가 할 일이라곤 순진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이 전부다. 물론 그것이 진심이 아님은 본인은 물론 상대조차 알았으나, 어쩌겠는가. 먹여 주고 재워 주는 안주인에게 눈 바득 치켜뜨고 그래서 제가 잘못했냐고 대들 수는 없지 않나. 이 길바닥 생리에서 애 한둘 버려져 죽는 일이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닐진대, 저렇게 다정해서야 레이디 헬렌은 그녀의 남편 없이는 이 거리에서 일주일도 버틸 수 없을 것이다. 그 날 새벽 나들이의 수입이 제로에 가까웠던 탓에 최악으로 치닫는 기분을 간신히 붙들고 애써 인내심을 발휘한다. 헬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만에 하나 죽어도 시체는 알아서 치ㅇ... 아니, 죽을 리가 없잖아요. 숨도 잘 쉬는 것 같은데요. 잘 돌보면 건강해질 거예요. (왜 여기서 돌보아야 하는진 모르겠지만요.)
헬렌이 한숨을 쉬며 아이를 잘 돌보라는 말을 남긴 채 아침 식사 준비를 위해 사라지자마자 모리아티의 표정은 있는 대로 썩어들어갔다. 가만히 늘어진 아이를 살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문께에서 눈치 보며 상황을 살피던 로버트에게 아이를 향한 턱짓 한 번으로 명령 아닌 명령을 전달한다. (그러고 보니 로버트도 이런 식으로 헬렌이 주웠었지. 고아원도 아니고, 아동 복지 시설도 아니고, 제 한 몸 건사하기 힘든 거리에서 굳이 일을 늘리는 이유는 뭐냔 말이다.) 로버트가 쪼르르 달려와 아이의 이마를 짚는 것을 확인한 후, 발소리조차 크게 내지 않고 제 방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에는 망설임이 없다. 제 일 아니다 이거다. (이름이 로제타라고? 아이가 깨어났는지 로버트가 건네는 목소리가 뒤에서 작게 들려왔다.) 적당히 여관 안주인인 헬렌, 혹은 제게 소일거리 주는 험상궂은 깡패들 비위나 맞추고, 귀찮은 건 제 말 잘 따르는 어린애들한테 맡기면 된다. 소녀가 거리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얻을 게 있는 이들에겐 약하게 굴되, 저보다 약한 이들에게 다정하지 않을 것. 그리고 양쪽 모두를 신뢰하지 않을 것. 그것은 어떤 힘도 없는 어린 아이가 저를 보호해줄 이 하나 없는 빈민가에서 생존을 위해 발휘하는 본능에 가까웠다.
그러니까, 짧게 말하면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한다는 거다. 이 거리의 아이들에게 크게 모욕적인 말도 아니다. 오히려 약삭빠르고 영악하다는 말은 칭찬에 가깝다. 예를 들면 모리아티는 옆집 헨더슨이 건너편 9번가의 마르가리타에게 일주일에 한 번 심부름 보내는 작은 주머니의 정체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마르가리타의 안색이 갈수록 해쓱해지고 때묻은 파자마 원피스 아래로 보이는 발목이 몇 달 전보다 배는 가늘어졌다는 사실 또한 모르는 척했다. 주머니 값으로 내미는 동전을 은근슬쩍 빼돌리며 동전이 부족하다는 말로 잔돈을 더 뜯어내는 계산도 거짓의 기운이라곤 한 톨도 없는 순진한 가면 뒤에서 이루어졌다. 헨더슨이 저를 부르는 일이 없다 싶더니 마르가리타가 살던 집에 장의사가 드나들었다. 마르가리타가 주기적으로 복용한 약의 출처가 어디인지 탐문하던 경찰 앞에서 입을 꼭 다문 것은 용돈벌이로 그 약을 운반한 모리아티였으나, 약의 출처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는 현상금 포스터가 나붙자마자 냉큼 경찰서로 달려간 것도 다른 이 아닌 모리아티였다. 헨더슨은 경찰에게 잡혀 갔고 왜 그가 발각되었는지 안다고 나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소녀에게는 죄가 없었다. 희박한 윤리의식을 적당히 어린 나이의 순진한 잔혹성으로 포장하는 것은 소녀가 가진 본능적인 무기 중 하나였고, 적당히 무심하고 차분한 태도로 입을 다무는 것은 귀찮은 일들을 피하기 위해 후천적으로 체득한 효율적인 방법이었으며, 카오스 속에서 소녀는 대개 적당히 방관하며 아닌 척 제 몫은 챙기는 태도를 고수했다. 길바닥 아이들 간에 형성되는 작은 사회에서는 출처 모를 돈으로 산 껌 몇 개로도 환심을 살 수 있었고 그 원리를 아는 것만으로 제 한 몸 건사하기엔 지나치게 충분했다. 허나 그것은 계단을 올라 좁고 어두운 쪽방으로 들어온 소녀가 불현듯 울고 싶어진 이유기도 했다. 손바닥만한 하늘이 보이는 창문과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 언제 어디서 벌레가 기어나와도 안색 변화 하나 없이 발로 밟아 짓이기는 것에 익숙해졌고, 덕지덕지 덧댄 낡은 이불은 겨울에는 없느니만 못했다. 가만히 걸음을 옮겨 창가로 다가서며 오늘도 소녀는 자신이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 거리에서 태어난 아이들과는 무언가 달랐다. 그래서 혼자였다. 호의를 단순한 호의로 받아들일 수 없는 곳.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는 신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이는 처음부터 없었거나 있었더라도 사라졌고 이것은 소녀가 처한 환경이 만들어낸 가장 큰 불행이었다.
1 누나는 거짓말을 정말 싫어해요. (믿지도 않는데다 누나도 거짓말을 아주 많이 하는데 말이에요!) 그리고 항상 한몫 챙겨서 이 지긋지긋한 거리를 떠 버리겠다고 말해요. 사실 나는 누나가 계속 여기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누나는요, 이런 곳에 있을 사람이 아니래요. 레이디 헬렌이 론 누나는 여기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정말 자기 말대로 떠날 것 같아서 무서워요. 저는 누나가 너무 좋은데, 누나는 저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로버트 월터, 9세. 런던 해크니.)
2 조숙하다는 것도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가끔은 그냥 고집 센 어린애로 보이기도 해요. 그 애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는 다 알고 있답니다. 그 애에게 물어보면 '저를 왜 그렇게 매도하죠? 그렇지 않아요.' 라고 하겠지만, 그 애는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증명하고 싶어해요. 다른 사람들보다 위에 있다는 것을요. 하지만 막상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기를 바라지는 않죠. 거기에서 오는 어린 나이의 허세와 욕심 같은 게 있어요. 애써 억누르는 것 같지만요. 그 애는 항상 내키는 대로 행동해서 자유로워 보이지만 전혀 아니에요. 그 애는 훨씬 더 많은 걸 하고 싶어할 걸요? (레이디 헬렌, 41세, 런던 해크니.)
3 아, 모리아티 론! 그 애야말로 이 거리가 어떻게 사람을 망치는지 보여주는 표본이죠! 아이가 죽어가고 사람이 찔려 피가 솟구치는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지나치는 그 얼굴이 열한 살 꼬맹이라고 누가 믿겠어요? 나는 다 알아요. 그 애는 아주 얌전해요. 불량한 잿빛을 아무리 숨겨도 낯에 다 드러나는 아이들과 달리 그저 얌전한 어린애 같죠. 그 애는 말도 잘 듣고 소란을 일으키지도 않지만, 그 안에 기괴한 뱀이 똬리를 튼 걸 나는 알아요. 나는 다 안다고요. 자신은 이 곳의 거렁뱅이들과 다르다는 그 표정! 전부 알고 있다는 눈으로 이쪽을 볼 때면 소름이 끼친다니까요! (마르가리타 마르난테, 당시 나이 34세, 런던 해크니.)
타산이 앞서가는 타입 | BBABC 타산만이 앞서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물을 보는 시각이 근시안적이 되기 쉽습니다. 또 인내나 타협을 싫어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편하게 돈을 버는 방법이라든가 맘대로 행동해도 미움을 사지 않는 방법 등 매우 뻔뻔한 짓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타입입니다 그러나 본래 이성이 풍부한 타입이기 때문에 어느 지점에서는 이런 생각을 싹 바꾸어 버립니다. 세상이 어떻게 생각하든 알 바 없다, 마이 페이스로 제 갈 길을 갈 뿐이라며 완전히 다른 생활에 정착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판단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능력은 꽤 있지만 사람들과의 협조가 잘 되지 않아 샐러리맨으로서 성공하는 것은 힘들 것입니다. 오히려 기술관련 직종에서 단독으로 수완을 펼치는 것이 이 타입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됩니다. |
[기타]
1 거주지
1-1 런던 해크니, 밸런타인 스트리트. 전쟁 이후 정부의 지역 사회 발전 정책과 도시 재생 사업에 힘입어 화이트채플을 위시한 런던 각기의 슬럼가가 젠트리피케이션을 극복하고 문화의 거리로 발전하는 동안, 여전히 짙은 어둠과 가난, 숨 쉬듯이 일어나는 마약 거래, 강도, 매춘 등의 범죄를 뿌리뽑지 못한 채 머물러 있는 구석진 빈민가. 런던의 중심가와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어 대비가 두드러진다. 곧 재개발되어 평범한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할 거라는 예상도 있지만 대부분은 코웃음치기 마련이다. 가능할 리가 없지. 여긴 구제불능이야!
1-2 임대 주택과 여관의 탈을 쓴 빈민 수용소들이 줄을 지었다. 버려진 공장 건물들도 많아 정말로 길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이들도 있으나, 대개는 오래 견디지 못하고 장기 여인숙이나 불량주택의 처마 아래로 기어들곤 한다. 백인 하층민과 일을 구하지 못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섞여 살아가나, 누구 하나 나을 것 없는 밑바닥 사회에서도 인종 차별은 존재한다.
1-3 거리를 쏘다니는 아이들은 둘 중 하나이다. 빈민가에서 태어났거나, 부모가 누군지도 알지 못한 채 버려졌거나. 구걸과 소매치기가 일상이며 조금 머리가 큰 아이들은 거리 밖으로 나가 구두닦이나 잔심부름 일을 하기도 한다. 거리 전반에 깔린 짙은 무력감에 잠식되지 않은 용감한 아이들(혹은 어른일 수도 있으나,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중에서는 멀쩡한 직업을 가지려는 꿈을 꾸는 아이도 있으나, 모리아티가 아는 한 지금껏 성공한 사례는 없다.
1-4 모리아티가 거주하는 여관은 빅토리아 시대의 공동하숙소를 개조한 건물로,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온 집안이 덜거덕댄다. 돈을 받고 숙박객을 받는 기능은 없다시피하기 때문에 따로 간판은 달지 않았으나, 보통 헬렌 하우스라고 불린다.
1-5 건물의 실 소유주는 헬렌의 전 남편이나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름조차도 몰라 모리아티는 그를 호칭할 때마다 고민하곤 했다.
2 성장과정
2-1 모리아티가 가진 최초의 기억은 이 거리에서 시작하였으나, 소녀의 출생지가 이 곳이 아니라는 것은 명확했다. 하지만 소녀는 자신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알지 못했고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다. 소녀의 성은 부모의 성이 아닌 레이디 헬렌이 적당히 붙인 성이었고, 그 이유를 묻자 '어느 이름이든 그 이름보단 나을 것 같아서.'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2-2 레이디 헬렌이 소녀의 친모가 아니라는 것은 명확했으나, 그렇다 하여 친부모가 누군지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주 어릴 적 레이디 헬렌에게 그에 대해 물어봤을 때 그녀는 말했다. 론, 널 버린 사람들을 알아 봐야 무엇 하니? 레이디 헬렌이 제 물음에 뜸을 들이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었으므로, 모리아티는 다만 그 사실만을 기이하게 여겼을 뿐이었다. 그 이후로 소녀는 부모에 대해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않았다.
2-3 [LOCKED]
2-4 소녀에게는 알고 지내는 이들이 꽤 많았으나 헬렌 하우스에서 동거하는 로버트와 로제타는 개중 특별한 이들이었다(본인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그랬다). 로버트는 다섯 살 때 헬렌이 주워 돌보기 시작한 소년이었고, 로제타는 일곱 살 때 마찬가지로 헬렌이 주워 온 소녀였다. 모리아티보다 두 살 아래인 둘은 소녀를 아주 잘 따랐다. 모리아티는 그들에게 엄한 누나 혹은 언니에 가까웠으나, 그것은 소녀가 가진 유일하다시피한 일말의 정에서 비롯된 입장이었다. 모리아티에게는 가족이 없었지만, 그와 유사한 이들을 떠올리라 하면 아마도 레이디 헬렌과 두 쌍둥이를 떠올릴 것이다.
2-5 소녀는 길거리에 쓰러져 자는 취객의 주머니를 뒤지는 것에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았고, 구더기가 들끓는 쓰레기통에서 쓸 만한 것을 건져 올리기 위해 서슴없이 옷을 더럽히기도 했다. 레이디 헬렌은 가끔 소녀에게 심부름을 시켰는데, 일 년이 지나고 나서는 레이디 헬렌이 심부름을 보냈던 이들도 소녀에게 소일거리를 맡기게 되었다. 할 일이 없을 때는 온종일 거리를 쏘다녔다. 소녀는 밖을 나설 때는 언제나 긴 머리카락을 틀어올려 모자 속으로 찔러넣고 부러 펑퍼짐한 옷을 입었다. 카랑한 목소리는 변성기가 오지 않은 소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종종 모리아티는 의도한 대로 성별을 오인받았다.
2-6 온종일 거리를 쏘다니는 모리아티는 거리에서 일어나는 아주 많은 일들을 알고 있었고, 그것은 어른들에게야 아무 쓸모가 없어 보였을 것이나 또래 아이들의 선망을 사기엔 충분했다. 사소한 정보들은 모리아티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해를 당하지 않고 제 몫을 챙길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었다.
2-7 소녀가 아홉 살 때, 길 건너에 사는 과부 마르가리타 마르난테가 시체로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그녀가 마약을 과하게 복용한 탓에 사망했다고 결론내렸다. 모리아티는 옆집 헨더슨이 매주 제게 마르가리타에게 전해 달라며 심부름을 보내던 작은 주머니가 마약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갈수록 마르가리타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사실 모리아티는 헨더슨이 마르가리타를 죽였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그 죽음에 자신의 책임은 단 한 점도 없었다고 생각했다.) 헨더슨이 마르가리타에게 마약을 팔았다는 사실은 그를 아는 이라면 모두가 알았으나, 사람들은 아무도 그를 신고하지 않았다. 이런 일은 빈민가에서 흔했고, 유독 경찰이 빨리 포기하지 않는 것은 당시 정부에서 빈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한 특별 감사를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것도 거리에서 주워 들은 소문이었다.) 소녀는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서 앞을 평소보다 자주 서성였다. 경찰들이 지나가면서 현상금이 걸릴 것이라는 대화를 하는 것을 들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제보자에게 상금을 준다는 포스터가 거리에 나붙었고, 소녀가 한 일이라곤 그 날 밤 바로 얼굴을 가린 채 경찰에게 그를 신고한 것 뿐이었다. 듣기로는 상금이 걸리자마자 다음 날 오전에 경찰을 찾아간 이가 둘은 더 있었다고 하니 이 거리 사람들 생각이 다 비슷하다는 것을 알 만했다. 헨더슨은 술이 깨어 소녀를 의심할 정도의 인식 능력을 갖기도 전에 경찰에 체포되었다. 모리아티가 신고자라는 것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갑작스레 방값이라며 평소보다 훨씬 큰 돈을 내미는 것을 받은 레이디 헬렌만이 대략의 사정을 짐작할 뿐이었다.
2-8 모리아티는 입버릇처럼 언젠가 이 거리를 뜰 것이라고 말했지만, 본인조차도 그것이 가능할 거라 진심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간절한 소원보다는 꿈에 가까웠다. 소녀가 받은 교육은 레이디 헬렌이 던져준 철자책이 전부였고, 책이나 전문적인 교육과는 아주 거리가 먼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소녀가 이곳을 나가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그래서 소녀는 가끔 제 인생에 어떤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 고찰했는데, 결국은 다 의미 없고 나는 계속 이렇게 살다 죽을 거라는 생각으로 끝맺기 일쑤였다.
3 마법사
3-1 '론, 어쩌다 다친 거야?' / '아무 것도 아니에요, 재수가 나빴죠.'
3-2 거리에서 종종 일어나는 다툼이었다. 술과, 마약과, 눈빛이 재수 없다는 말로 시작되는 이유 없는 시비와 그 희생양이 되는 나약한 어린 아이. 론은 그런 소란에 잘 말려들지 않는 편이었으나 완전히 피할 수 없는 일도 있는 법이다. 열 살 때였다. 만취한 취객이 근처를 지나던 모리아티를 붙잡고 주정을 부리다 갑자기 꼬맹이가 자신을 무시한다며 언성을 높여온 일이 있었다. 성인 남자와 어린 여자 아이. 몸싸움이라 하기도 민망한 두 합을 주고받고(정확히는 받기만 하고) 모리아티는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상대가 손에 든 것이 뚜껑이 열린 상태의 지포 라이터라는 것을 가늘게 궤적을 그리는 불빛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거대한 팔이 머리를 향해 고속으로 휘둘러지는 것을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인지한 순간, 상대는 약하지 않은 힘에 의해 밀쳐져 벽에 충돌했고ㅡ쾅!ㅡ비척비척 일어나다 술기운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다시 주저앉았다. 볼 옆쪽이 타들어간 듯 뜨거웠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깊게 생각할 틈도 없이 모리아티는 일어나 달렸다.
3-3 그것은 모리아티가 스스로 인지한 첫 마법이었고, 명백히 알 수 없는 힘이 끼어들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이전에 있었던 몇 가지 사건들: 저를 만만한 꼬맹이 취급하며 무시했던 매춘부가 든 유리병이 갑자기 깨졌다던가, 레이디 헬렌에게 돈을 내놓으라 윽박지르던 노인의 발밑 마루가 내려앉았다던가(여관 바닥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낡아 있었긴 하지만) 하는 일들에 대한 의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3-4 [LOCKED]
3-5 마법사라는 단어는 소녀에게서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었다. 좁은 창을 통해 보이는 잿빛 거리는 마법이라는 단어를 정면으로 비웃는 것마냥 황량했다. 사실 소녀는 드디어 자신이 돌아버린 게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와 동시에 희망이 고개를 쳐들었다. 아, 이것이 내가 이 곳을 나갈 수단이로구나.
3-6 드디어 미쳤구나, 론. 아니면 이야기꾼이 되기로 한 거니? 새로운 돈벌이라도? ... 같은 소리를 듣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리아티는 마법과 마법사에 대하여 다른 이에겐 단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사실 꺼낼 수도 없었다. 그 날 이후로 혹시나 자신이 또 무의식적으로 그런 일을 벌이고, 그것을 다른 이들이 보게 될까봐 여관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무후무한 일에 로버트와 로제타가 매일같이 방문을 두드렸고, 가끔은 길거리를 쏘다니다 인사를 주고받던 이들 몇몇도 걱정된다는 말과 함께 헬렌 하우스를 찾았지만, 모리아티는 항상 괜찮다며 얼굴만 쏙 보여주곤 돌려보내기 일쑤였다. 소녀는 고민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에 대하여.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일단 이 곳을 떠나야겠어.
3-7 사실상 노숙자가 되겠다는 계획으로 골머리를 앓던 것이 무색하게, 열한 살의 여름에 소녀는 처음으로 제 이름 앞으로 온 우편물을 받았다. 호그와트에서 온 입학 통지서였다. 우범지대인 데다 주소 체계조차 제대로 자리하지 않는 거리인 탓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런던 사우스 해크니, 밸런타인 스트리트 남쪽 끝, 헬렌 하우스' 라고 적혀 있는 편지봉투는 그야말로 헬렌 하우스의 별 일이었다. 레이디 헬렌이 문 아래로 조용히 밀어넣은 편지를 모리아티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 발견했다. 이 거리를 떠나는데 노숙을 안 해도 된다고? 로버트와 로제타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제 옷자락을 붙들었다. 언니(누나), 다른 데로 가는 거야? 모리아티는 가만히 그들을 바라보다가 드물게 따듯한 어조로 대답했다. (아직은, ) 영영 가는 건 아닐 거야. (학교라는 건 그런 곳이니까.)
3-8 일주일 후 모리아티는 여관으로 찾아온 교수라고 하는 여성의 뒤를 따라 외출했다. 호그와트 입학을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함이었다. 모리아티가 기숙 학교에 간다고? 돈이 어디서 나서? 무슨 학교? 어디로? 글자를 읽을 수나 있겠어? ... 같은 말들이 따라붙었지만, 그런 말은 모리아티의 오기만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4 [LOCKED]
5 기타사항
5-1 식사량이 적은 편이다. 원체 많이 먹으며 살지 않은 탓인 듯하다. 활동량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적은 것이 아닐까 의심되는 수준이나, 잘 쏘다니는 것을 보면 어릴 적부터 적응한 결과로 보인다. 본인 말로는 싫어하는 음식이 없다고 한다. 다 먹어치울 것처럼 허세를 떨고 반도 못 먹는 일이 종종 있다.
5-2 달콤한 것을 질색하고 쓴 음식을 잘 먹는다. 가루로 된 쓴 약을 물 없이 삼키는 것으로 로제타의 선망 어린 눈길을 받았다. (실은 로버트와 로제타는 모리아티가 무얼 하든 콩깍지라도 끼운 듯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곤 한다.)
5-3 볼 옆쪽의 화상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꽤 흉한 흉터가 남았다. 크지는 않았으나 흉측한 흉터가 과히 보기 좋지는 않았기에 학교에 오는 김에 가렸다. 이외에도 신체 곳곳에 잔잔한 생채기들이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몸을 거침없이 쓰는 편. 건강한 체질이라 잔병치레는 적다.
5-4 무엇이든 아껴 쓰는 습관이 있다. 자린고비.
5-5 주변 정리가 깔끔한 편은 아니다. 심하게 어지르는 일은 없지만 말끔히 정리하는 일도 마찬가지로 없다. 금전적 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면 제 물건에 손대는 것을 개의치 않아 하나, 만일 자신의 물건을 빌려갔다가 분실한다거나 흠을 남긴다던가 하는 사람에겐 두 번 다시 자신의 물건을 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일례로 레이디 헬렌이 자신의 방을 청소하다가 동전을 모아 놓은 양철통을 떨어뜨려 모서리가 살짝 찌그러진 이후, 레이디 헬렌은 집 주인인데도 불구하고 모리아티의 방 안으로 다시는 들어가지 못했다.
5-6 글자를 배우기는 했으나 거의 사용하지 않아 문해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거기에 악필. 산만하여 한번에 한 가지 일을 끝내기보다는 여러 가지 일을 벌여 놓고 내키는 대로 완결한다. '지식의 습득 속도는 빠르다 할 수 있으나 선생을 두고 무언가를 배우고 공부하는 것을 불편해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저것 다 잘 하는 타입에 가까워 동기부여만 확실하다면 일을 확실하게 해낼 것' ... 이라고 레이디 헬렌은 평가했으나, 정말 그녀의 말이 맞을지는 판단을 유보하도록 하자.
5-7 시끄러운 것을 싫어한다. 고의라면 더더욱.
[애완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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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관련 인물]
레이디 헬렌 Lady Helen | 여성 | 41 | ? | 거주하는 여관의 안주인
허리까지 오는 긴 갈색 머리카락을 뒤통수에서 틀어 쪽졌다. 머리카락과 같은 색의 생기 없는 눈동자. 창백한 피부, 핼쓱한 안색. 과히 건강이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항상 발목까지 오는 감색 원피스를 입고 있으며 헬렌 하우스라 불리는 여관을 나가는 일은 잘 없다. 여관의 실 소유주인 전 남편이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건물의 실질적인 주인으로 취급되며, 말이 여관이지 돈을 받고 남을 숙박시키는 일은 일 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하다. 여관에 상시 숙박하는 다섯 명ㅡ모리아티, 로버트, 로제타, 그리고 앞서 언급되지 않은 이들로 펠릭스와 앨런이라는 두 청년이 있다ㅡ모두가 헬렌을 매우 좋아하며, (모리아티는 부정하지만 소녀가 헬렌에게 어느 정도 마음을 터놓고 있음은 분명하다.) 동네에서의 평판도 괜찮은 편. 가끔 행패 부리는 사람들이 있긴 하나, 웬만하면 이웃들 선에서 처리된다. 성이 무엇인지, 나아가 실제 이름이 헬렌이 맞는지도 알려진 바 없다. 그녀를 아는 대다수의 사람은 그녀가 거의 쓰러지기 직전인 전 남편의 건물을 차지하고 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전 남편에게 버려진 이혼녀라고 생각하고 있다.
허무주의자. 자주 죽음을 입에 올리나 정말로 죽을 생각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모리아티는 그녀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해 세 번이 넘어간 다음부터는 그냥 싸그리 무시하고 있다. 모리아티의 실질적인 보호자로, 마법 세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머글은 아닌 듯. 호그와트 입학장을 모리아티에게 전달했고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로버트 월터 Robert Walter | 남성 | 9 | 머글 | 동거인 1
레이디 헬렌이 5살 때 주워 와 죽 돌보고 있는 소년. 당시 모리아티는 일곱 살이었고 로버트의 육아를 사분의 일쯤 도왔다. 더티 블론드에 벽안. 콧잔등에 주근깨가 있고 항상 숯검댕처럼 지저분한 자국이 옷과 피부에 남아 있다. (비유가 아닌 실제로 길바닥을 구르는 걸 좋아한다.) 거리에서 드물게 해맑은 성격의 개구쟁이 소년이나 가족 이야기가 나오면 티나게 우울해한다. 빈민가를 벗어날 생각은 없으며 미래에 대한 생각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모리아티를 잘 따르나 학교에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꽁해져서 방에 틀어박혔다.
로제타 월터 Rosetta Walter | 여성 | 9 | 머글 | 동거인 2
레이디 헬렌이 7살 때 주워 와 죽 돌보고 있는 소녀. 여관 앞에 버려져 있는 것을 모리아티가 못 본 척하고 지나쳐 하마터면 얼어 죽을 뻔했다. 동갑인 로버트와 남매처럼 스스럼없이 지낸다. 성을 몰라 로버트의 성을 그대로 가져다 붙였다. 아이 같은 순수함을 보이다가도 나이에 맞지 않게 차분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로버트보다 상황 판단이 빠르고 멘탈이 강해 모리아티는 로제타가 누나 같다고 생각했다. 모리아티를 굉장히 잘 따르며, 상대적으로 모리아티의 학교행을 충격 없이 받아들였지만 결국 떠나는 날 눈물을 보였다.
[후관]
루시드 드림 | 급행열차 객실메이트
열차에서 처음 만난 아이. 초면에 이상한 물건들을 가득 안겨주는 것도 모자라 시답잖은 질문들을 던져대는 덕에 '착하지만 귀찮은 아이' ... 같은 인상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살가운 얼굴에 침 뱉을 성격도 아닌 데다―장난감이 신기하고 비싸 보이는 것도 한몫 했다―아는 사람 한 명도 없는 험한 학교, 얼굴 익혀두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여 적당히 받아들이고 있는 중인 듯.
앨리스 S. 윌리엄스 | 우리... 친해질 수 있을까?
머글 세계 빈민가 출신과 마법 세계 부잣집 아가씨. 말만 들어도 잘 맞기는커녕 어울리기도 힘들 조합에, 서로가 그에 대한 선입견까지 가진 상태. 둘의 성격마저 살가운 편이 아니다 보니 잘 맞다고 평할 날이 올지는 요원해 보인다. 첫인상이 좋을 리도 없는데 심지어 같은 색 망토에, 기숙사까지 앞방이다! 얼굴 맞대고 가까워질 수 있을지 새삼 궁금해지는 관계.
실바스틴 에제 | 탐정과 조수의 얼렁뚱땅 사건집
영양가 없는 헛소리나 지껄이는 사람은 딱 질색이다. 그리고 실바스틴 에제는 정확히 그런 사람이었다. 왓슨? 셜록? 그건 누군데?
하지만 본인에게 글씨 쓰기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도와 준다는 실바스틴의 호의(인지 의심되지만)를 내치지는 않았다. 실바스틴이 늘어놓는 헛소리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상태. 다 좋은데, 학교를 쏘다니며 탐정이라고 주장하는 건 좀 그만두면 안 될까요?
에녹 Z. 윈터우드 | 기묘한 내기메이트
모리아티가 누군가에게 장난치는 광경을 보았다면, 고향의 사람들은 '같은 사람 맞아?' 라고 물어봤을지도 모르겠다. 첫 시작은 갑작스레 시작된 마법 대결이었다. '누가 먼저 성공하는지 내기할래요?' 이기는 맛을 알아 버린 이후 모리아티는 에녹이 골탕먹는 걸 보고 싶다―자신도 같은 입장이라는 사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는 이유로 에녹과의 사소하고 잡다한 내기들을 달갑게 받아들였다. 굳이 밀어내지 않아도 괜찮겠지, 놀리는 게 재미있어서 어울리는 것 뿐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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